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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아가기/學 : 즐거운 도전 CbA

[교육심리] 정보처리이론 관점에서 본 기억 성과의 차이

by 푸른신발 2020. 6. 11.

기억량의 차이

똑같은 자극에 노출되었을 때 사람마다 그 자극에서 얻어내고 기억해 내는 양(내용의 질 자체는 차치하고)이 차이가 있다는 것은 우리가 이미 경험적으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때로 이 결과는 지적인 능력이나 나이에서 오는 기억력과는 전혀 무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이런 차이가 오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인지주의 학습이론의 하나인 정보처리이론을 통해 설명을 시도해 본다. (대학원 수업 과제니까 하는 것..;)

왜 어떤 것은 기억이 잘 나고, 어떤 것은 기억이 잘 나지 않을까? 우리 뇌 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Atkinsonr과 Schiffrin의 정보처리 모델

Atkinson과 Schiffrin은 자신들의 정보처리모델을 통해 사람이 외부의 자극(새로운 정보)을 입력하고, 저장을 위해 처리/선택하고, 인출하는 일련의 인지 프로세스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설명했는데,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사람은 외부의 자극(새로운 정보)에 접하게 되면, 먼저 감각(기억)에 그 정보를 등록하고 매우 짧은 시간(1초~4초) 저장 하게 된다.
등록된 새로운 정보는 인지자의 <주의>와 <지각> 과정을 통해 작업(단기)기억으로 옮겨져 조금더 긴 시간(20초) 저장되며 시연 가능한 상태가 된다. 이렇게 저장된 단기기억이 <부호화>를 통해 비로소 장기기억으로 저장되게 된다. 

'흥미'와 '배경지식'  - 기억의 촉매

이러한 기억이라는 인지 프로세스 성과에 영향을 주는 두 가지 요소가 있는데, 바로 ‘흥미’와 ‘배경지식'이다. 과제의 예시에서 나온 피아노과 학생과 야구부 학생들은 이 두가지 요소에 있어 전혀 다른 수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두 집단의 기억 성과에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을 것이라 생각된다.

피아노과 학생들과 야구부 학생들에게 야구경기 영상과 피아노연주 영상을 보여주면 피아노과 학생들은 피아노 연주 영상의 정보를 야구경기 영상보다 더 많이 기억해 정보를 산출한다. 야구부 학생들도 야구경기 영상의 정보를 피아노 연주 영상보다 더 많이 기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떠한 요소가 이러한 인지과정에 관여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라.

† 흥미 ☞ 주의/지각

먼저, ‘흥미' 요소는 정보처리 과정 중 외부 자극(영상)이 단기(작업)기억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주의>와 <지각> 프로세스에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피아노 연주와 야구경기 영상이라는 자극에 노출 되었을 때, 피아노과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피아노 연주 영상에 의식적으로 집중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즉, 피아노 연주 영상이라는 자극은 피아노과 학생들로 하여금 높은 수준의 <주의> 프로세스를 작동시키게 할 것인데, 그 얘기는 야구부 학생보다 더 훨씬 더 넓은 깔대기를 통해 쏟아지는 정보를 받아내는 것과 유사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흥미'는 <지각>프로세스에도 영향을 주는데, 아무리 노이즈가 심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관심거리는 잘 들린다는 소위 칵테일파티 효과로 인해, 입력되는 정보의 양을 증대시켜 준다. 

 

† 배경지식 ☞ 지각/부호화

또 다른 요소로 ‘배경지식'을 들 수 있다. ‘흥미'가 입력되는 정보의 양을 늘려 주는 입력채널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배경지식'은 입력된 정보를 기억 저장소에 붙잡아 고착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 '배경지식'은 자극에 대해 의미 부여하여 <지각>활동을 도와 정보가 단기기억에 남도록 해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부호화> 과정에 개입하여 이 정보들이 장기기억으로 변환되도록 하는 효과적인 촉매 역할을 수행한다. 입력된 정보가 효과적으로 장기기억이라는 기억저장소에 남기 위해서는 정보의 유의미화라는 필수적 과정을 거치는데, 배경지식이 많을 수록 1) 비슷한 정보를 공통의 범주로 묶어 내는 조직화나 2) 기존의 지식들과 추가적인 의미 연결고리들을 얼기설기 형성하는 정교화 작업이 훨씬 더 용이하고 그만큼 인출가능한 기억으로 저장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맺음

요약하자면, 두 집단 간의 ‘흥미’와 ‘배경지식’이라는 두 가지 차이가 기억 수행결과에 영향을 준 핵심 인자이며, ‘흥미’는 정보 처리 과정에서 <주의>와 <지각> 프로세스에 개입하여 단기기억까지 이르는 정보의 1차적 유입량을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하였으며, ‘배경지식'은 <지각>과 <부호화> 과정에 관여해 유의미화를 촉진시킴으로써 단기기억까지 다다른 유입 정보가 장기기억화 되는 전환율에 영향을 주어 최종적으로 인출되는 기억의 양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보처리 이론을 적용하여 전술한 이해를 우리의 교육 현장에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 가르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한 '흥미/관심'와 관심을 어떻게 극대화 할 수 있을지, 그리고 가르침이 이루어지기 전 최소한의 '배경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교실 안 수업 장면에서 뿐만 아니라 다각적인 방법으로 같이 고민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