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가기/詩 : 낯선 곳으로의 초대

[시] 당신을 위한시 _ 류시화

푸른신발 2022. 9. 26. 08:20
<당신을 위한 시>
여행하라, 여행하지 않으면
너는 인종차별주의자가 될 수도 있고
결국 믿게 될지도 모른다.
너의 피부가 유일하게
옳은 피부라고,
너의 언어가
가장 낭만적이며
너 자신이 가장
우월한 존재라고.
여행하라,
여행하지 않으면
너의 생각들이 강해지지 않을 것이고
새로운 사상들로 넘쳐나지 않을 것이기에.
너의 꿈들은 허약한 다리를 지닌 채 태어날 것이고
너는 결국 텔레비전이나 믿으면서
너를 두려움 속에 살게 하는
너의 악몽에 꼭 맞는 적들을 발명해 내는
사람들을 추종하게 될 것이기에.
여행하라,
여행은 우리가 어느 태양에서 왔는가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아침 인사를 하라고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여행하라,
여행은 우리가 내면에 지니고 다니는
어둠에 개의치 않고
모든 사람에게 밤 인사를 하라고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여행하라,
여행은 저항하라고
의존하지 말라고
타인을 받아들이라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뿐만 아니라
그들이 절대로 될 수 없는 모습까지도
받아들이라고 가르친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고,
경계선들을 초월하고
전통과 문화를 초월해
한 가족의 일원임을 느끼라고 가르친다.
여행은 저 너머가 되라고 가르친다.
여행하라,
여행하지 않으면 너는 결국 믿게 될 것이다.
네가 단지 눈앞에 펼쳐진 경치의
일부로만 태어났을 뿐이라고,
그리고 너의 좁은 세계 안에는 아직 방문해야 할
멋진 풍경들이 있다고.